신내역 사거리의 플라타너스 | 정찬용 | 2025-05-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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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내역 사거리의 플라타너스
신내역 사거리에 우람한 플라타너스가 지금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생동하는 봄을 지나 초여름을 맞이하는 지금 푸르디푸른 잎들을 사방으로 품어 내면서 멋진 자태로 우뚝 서 있습니다. 강하고 매서운 추위가 나무를 향해 돌진할 때에는 앙상한 가지만을 남긴 채 벌거벗은 상태로 우두커니 그 자리에 버티고 있습니다. 가뭄과 무더위가 지속될 때에는 견디기 쉽지 않겠지만 자신의 생명을 포기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심지어 다른 생명체들에게 매일매일 생명이 되는 산소와 시원한 그늘까지 제공한 채로 자신의 존재의 이유를 찾아내고 있습니다. 도대체 그 플라타너스는 어디서 저력이 나오는지 궁금해집니다. 눈에 보여지지 않은 영역인 뿌리로부터 자신의 거대함을 지탱하는 힘이 공급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봅니다. 눈으로 보는 것은 나무의 웅장한 줄기나 풍성한 잎, 그리고 탐스러운 열매이지만, 이 모든 아름다움과 생명력은 땅속에 깊이 뻗은 보이지 않는 뿌리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뿌리는 나무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영양분과 수분을 흡수하는 통로이며, 거센 비바람에도 나무를 굳건히 지탱해 주는 힘의 원천이 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겉모습이 그럴듯해 보여도 뿌리가 약하면 작은 바람에도 쉽게 흔들리거나 넘어지고 맙니다. 인생의 진정한 힘과 아름다움은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한 신앙의 뿌리에 달려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이 뿌리가 얼마나 깊이, 그리고 단단하게 내려져 있느냐에 따라 시냇가에 심겨 물을 흡수하는 나무처럼 잎이 청청하고 탐스러운 열매들을 주렁주렁 맺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마음의 뿌리가 상하거나 병들지 않길 바랍니다. 더 깊이 더 견고히 생명의 원천이신 주를 향해 뿌리 내려 가길 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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