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과 사가 교차하는 무대 | 정찬용 | 2025-04-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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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과 사가 교차하는 무대 4월을 지내면서 나무들은 화려한 꽃들을 떨치고 새순을 틔우기 시작합니다. 새순들은 마치 생명의 약속처럼 가지마다 고개를 내밀며, 봄의 기운을 온 세상에 퍼뜨리고 있습니다. 그 푸르른 빛깔은 희망과 기대의 상징이기도 하고, 지난 계절의 고단함을 씻어내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자연의 신호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새순이 돋지 않은 나무들도 눈에 띕니다. 겨우내 얼어붙은 땅과 혹독한 추위 속에서 생명을 잃은 나무들입니다. 생명이 움트지 않는 빈 가지들을 바라보면서 자연 속에 공존하는 연약함을 느끼게 됩니다. 모든 생명이 다시 시작하는 때에 어떤 것들은 끝을 맞이한다는 사실은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자연은 생과 사가 교차하는 무대입니다. 우리는 그 속에서 삶의 소중함과 덧없음을 함께 배우며 겸손을 채워갑니다. 4월 말 햇살 아래에 얼굴을 새롭게 내민 새순들, 아무런 변화 없이 겨울에 보여 주었던 그대로의 앙상한 가지들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생명의 아름다운 신비와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유한함 앞에 고개를 숙입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자연스레 새로이 순을 내밀고 있는지 자신을 살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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