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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잃어버린 양복 저고리 | 정찬용 | 2023-09-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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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양복 저고리 몇 주 전에 양복 저고리를 잃어 버렸습니다. 제가 즐겨 입던 양복 저고리였는데, 입으려고 찾아 보아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며칠 지나도 발견되지 않아 마음 먹고 찾아 보았습니다. 목양실, 예배당, 드림룸, 프렌드홀, 사무실, 사택, 교회 승합차, 자가용 등등 두 번 이상 둘러 보았는데도 찾을 길이 없었습니다. 혹 외부에서 흘렸을까 생각이 되어 저의 이동선을 되짚어 보았지만 짐작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2주 정도 지난 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러던 중 목양실의 옷장을 열어 보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옷걸이의 옷들을 밀치고 옷장 바닥을 보았습니다. 바닥에는 그토록 찾아 헤매던 양복 저고리가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습니다. 마치 숨박꼭질을 하다가 들켜버린 그런 분위기를 하고 마치 저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매일 앉아 있는 의자 바로 뒤, 매일 여닫는 옷장의 보이지 않는 바로 그곳 바닥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반드시 걸려 있어야 할 옷걸이에 걸려 있지 않고, 어떤 원인에 의해 옷걸이에서 이탈 되었던 것입니다. 온 가족이 행복하길 바라면서 집 밖에 나가 행복이라는 녀석을 부지런히 찾아보지만 그것이 되레 아주 가까운데 숨겨져 있을 수 있음을 생각해 봅니다. 마치 자신을 찾아 달라고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줄도 모릅니다. 내 안에, 우리 안에 감춰진 행복을 함께 찾아 기쁨을 누려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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