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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찾는 사람 | 정찬용 | 2025-11-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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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찾는 사람 삶이란 마치 정답 없는 미로와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이 옳은지, 어떤 가치를 우선에 두어야 할지, 확신 없는 생각과 일들이 파도처럼 밀려올 때가 있습니다. 가야할 길을 찾아야 하는데 찾아지지 않으니 멈칫할 수 밖에 없고, 이 멈칫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삶의 의미가 희석되기도 합니다. 프랑스 철학자 시몬 베유는 "진정한 주의력은 공백을 견디는 능력"이라 했는데, 답이 보이지 않을 때 억지로 무언가를 만들려 애쓰기보다, 그 질문을 끌어안고 멍하니 머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마치 겨울 들판이 황량해 보여도 땅 밑에서 묵묵히 봄을 준비하듯, 성급하게 앞서 가기보다 차가운 흙 속에서 뿌리를 단단히 내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스페인 시인 안토니오 마차도는 "여행자여, 길은 없다. 길은 걸으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라고 노래했는데, 우리 인생에 미리 평탄하게만 깔아 놓은 아스팔트 도로는 없습니다. 저의 한 발짝이 발자국을 만들고, 나아가 오솔길이 되며, 누군가 뒤따르면 대로가 됩니다. 사람을 탓하고, 지도를 탓하고, 날씨를 탓하며 주저앉은 이에게는 영원히 어떤 길도 열리지 않습니다. 길을 잃지 않는 최후의 비결은, 역설적이게도 '계속 걷는 것'이었습니다. 때로는 잘 못된 선택으로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도 있겠지만, 가다가 아니면 돌아오면 되기에, 그 과정에서 다리 근육은 튼튼해지고, 길을 알아보는 눈은 더욱 밝아질 것입니다. 아무런 선택도 하지 않고 그 자리에 멈춰 서 있는 것이 가장 나쁜 선택임을 인지하고, 주와 동행함으로 그 가는 여정이 멋진 길 되길 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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