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빛이 주는 새로움
같은 높은 장소에서 넓은 창밖으로 펼쳐지는 동일한 풍경을 며칠 바라 보았습니다. 창밖 풍경에 존재하고 있는 것들은 어제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동일한 창밖의 도시 모습은 아침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면 전혀 다른 빛깔을 입고 다시 태어남을 봅니다. 어둠을 걷어내고 색을 찾아가는 세상은 경이로움 그 자체이며, 마치 매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빛의 향연처럼 다가옵니다.
오전에 하늘로 솟아 오르는 태양 빛은 세상의 모든 것을 명확하고 투명하게 비추면서 활기찬 에너지와 생생한 디테일을 선사합니다. 만물의 본질을 드러내고 일상에 힘찬 발걸음을 불어넣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정오를 지나 오후가 되면 빛은 부드러운 황금빛으로 변하며 마음에 평안과 안식을 줍니다. 해 질 녘의 노을은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는 하루의 감성을 자극하며 소중한 옛 추억들을 소환하기도 합니다. 석양의 아름다움이 저물고 나면, 세상은 곧 검푸른 어둠에 잠깁니다. 하지만 창밖의 도시는 자신만의 빛들을 켜고, 반짝이는 불빛과 밤하늘의 별빛은 낮과는 또 다른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야경은 고요함 속에서 깊은 사색의 시간을 허락하며, 낮에 비췄던 빛이 사라진 공간은 오히려 상상의 여백을 키워 줍니다.
이처럼 매일, 매시각, 빛은 여러가지 얼굴로 우리에게 새로운 말을 걸어옵니다. 빛이 드리우는 각도와 색감에 따라 같은 풍경도 전혀 다른 새로움을 안겨 주고 있네요. 시간 시간마다 빛이 선사하는 색다름 앞에서, 매일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자체가 선물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나를 바라다 보는 이들도 그러했으면... 욕심을 내어 봅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