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나이테 | 정찬용 | 2025-06-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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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나이테 잘려진 나무의 단면을 보면 정교한 고리들이 펼쳐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나이테는 단순히 나이를 측정하는 도구를 넘어, 생명이 지나온 시간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자연의 연대기라 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의 나무들은 사계절의 리듬 속에서 성장과 휴식을 반복하며, 진하고 연한 고리가 교차하는 구조를 형성하며, 봄과 여름 동안 빠르게 자란 연륜층, 가을과 겨울의 느린 성장이 번갈아 나타나며 만들어집니다. 반면, 열대지방의 나무들은 기후 변화가 적고 계절 경계가 희미하기에 성장의 멈춤이 거의 없습니다. 나이테가 흐릿하거나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외형은 풍성해 보여도 내면 구조는 단조롭고 예측이 어려운 경우도 존재합니다. 나이테가 아름다운 것은 그 고리의 문양보다, 각기 다른 조건 속에서도 끝내 살아남았다는 증거 때문입니다. 누구나 평탄한 인생을 꿈꾸지만, 진정한 성장은 고난과 멈춤의 시기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나무가 추위와 가뭄을 지나 더 단단해지듯, 사람도 아픔과 고통 속에서 내면의 밀도를 더해 갑니다. 삶의 겨울은 성장이 멈춘 듯 보여도, 실제로는 뿌리를 깊이 내리고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결정적 시기입니다. 아픔의 해, 멈춤의 시기, 흔들렸던 계절이 있었기에 더욱 깊어지고 단단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고난은 결국 지나가지만, 그 흔적은 사라지지 않고 인생의 내구성과 깊이를 증명하는 아름다운 무늬로 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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